추석이 가까워지면 장바구니부터 무거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마트에서 사과, 배, 계란, 쇠고기 가격을 하나씩 보다 보면
“올해는 차례상 차리는 데 더 많이 들겠는데?”
싶기 쉽죠.
그런데 9월 초 실제 가격조사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서울의 백화점·대형마트·SSM·일반 슈퍼·전통시장 등 90개 매장을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제수용품 구입비는 4인 기준 평균 31만3,089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2.3% 낮은 금액입니다. 비교 가능한 23개 품목 가운데 14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추석 물가를 단순히 “다 올랐다” 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문제는 어떤 품목을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체감이 꽤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전체 비용은 내려갔는데, 왜 장바구니는 여전히 비싸게 느껴질까
이번 조사에서 가격 하락을 이끈 건 과일과 일부 수산물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가격을 보면
햇배 -12.9%
햇사과 -8.7%
참조기 -24.5%
돼지고기 다짐육 -13.7%
으로 내려갔습니다.
특히 지난해 가격 부담이 컸던 사과와 배가 내려가면서 전체 평균 비용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줬습니다. 조사 당시 시행 중이던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도 가격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장을 볼 때 체감이 꼭 평균과 같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오른 품목도 있기 때문입니다.
삶은 고사리 +12.0%
황태포 +7.3%
깐 도라지 +5.5%
쇠고기 산적용 +4.1%
계란 +3.9%
명태살 +3.0%
즉 과일 가격은 지난해보다 편해졌는데, 쇠고기·계란·나물류를 집어 들다 보면 오히려
“왜 이렇게 비싸지?”
라는 느낌이 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올해 장보기에서 더 중요한 건 ‘어디서 사느냐’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꽤 눈에 띈 부분은 유통업체별 가격 차이입니다.
축산물과 채소·임산물은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각각 30.7%, 26.0% 저렴했습니다.
쇠고기 산적용을 보면 차이가 더 선명합니다.
국산 쇠고기 산적용 600g 평균 가격은
대형마트 5만4,948원
전통시장 3만3,751원
으로 조사돼 전통시장이 약 38.6% 저렴했습니다.
반대로 모든 품목이 전통시장에서 싼 것은 아닙니다.
대형마트가 전통시장보다 저렴했던 품목도 있었습니다.
계란 28.7% 저렴
햇사과 23.5% 저렴
햇배 19.2% 저렴
곶감 16.0% 저렴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추석 장보기는 한 곳에서 전부 사는 것보다 품목별로 유리한 판매처가 달랐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그러면 올해는 이렇게 나눠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이번 조사 결과만 기준으로 보면 대략적인 방향은 이렇습니다.
1. 전통시장에서 비교해볼 품목
- 쇠고기
- 채소류
- 나물류
2. 대형마트 가격도 꼭 확인해볼 품목
- 사과
- 배
- 곶감
- 계란
특히 사과와 배는 올해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내려온 데다 대형마트에서도 비교적 유리한 가격이 조사됐습니다.
반면 쇠고기처럼 판매처별 차이가 큰 품목은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한 곳에서 한꺼번에 사면 장보기 비용 차이가 커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올해 차례상 비용이 무조건 2.3% 싸졌다’고 보면 안 됩니다
여기서 하나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최근 다른 조사에서는 결과가 반대로 나온 것도 있습니다.
한국물가정보가 별도로 조사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에서는 전통시장 30만2,500원으로 전년 대비 1.2% 상승, 대형마트는 39만7,700원으로 1.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왜 숫자가 다를까요?
조사기관마다
조사한 품목
상품 규격
조사 매장
지역
할인 적용 여부
조사 시점
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서 2.3% 하락했다는 결과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이를 전국 모든 가정의 실제 장보기 비용이 정확히 2.3% 내려갔다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현재 데이터를 종합하면
올해 추석 장보기 물가가 일괄적으로 오른 것도, 일괄적으로 내려간 것도 아니다. 품목과 구매처에 따라 차이가 크다.
이렇게 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추석에 가까워질수록 가격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는 추석 약 2주 전인 9월 3~4일에 진행됐습니다.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늘면서 일부 품목 가격이 다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조사 결과를 추석 직전까지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협의회도 추석 1주 전 가격을 다시 조사해 추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장을 한꺼번에 보기보다는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품목은 구매 직전에 다시 비교하는 편이 낫습니다.
올해 추석 장보기, 저는 ‘전체 물가’보다 품목별 가격을 보겠습니다
올해 차례상 평균 비용이 지난해보다 내려갔다는 조사 결과만 보면 조금 안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바구니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과·배·참조기는 내려갔고, 고사리·도라지·쇠고기·계란은 올랐습니다.
게다가 같은 품목이라도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가격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추석 물가가 올랐나, 내렸나”
하나만 볼 게 아니라,
무엇을 살지 → 어느 판매처가 유리한지 → 현재 할인까지 적용되는지
를 나눠서 보는 편이 실제 장보기 비용을 줄이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특히 쇠고기와 채소류는 전통시장, 사과·배 같은 과일은 대형마트 가격도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포인트였습니다.


